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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코로나19에 대한 소나무 만담 (5) 대구시민과의 대화

대구트라브존 2020. 4. 17. 10:23

들어가기 앞서


코로나 19 (COVID-19)가 동북아를 넘어 범지구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작금의 사태에 대해 소나무 내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평소의 톤보다는 조금 무겁게 이야기를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다섯 번째 시간에는 어쩌면 코로나 19로 가장 힘들었을 대구시민 지빠님을 모셨습니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시 북구에 사는 34세 회사원입니다.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평범하게 생기셨다는 말씀에는 동의하기 힘드네요. 오늘 지빠님을 모신 이유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 직격타를 맞은 대구지역에 대해 여쭙고자 함인데요.
신천지 교도인 31번 확진자의 이른바 '슈퍼 전파' 이후 꼬박 2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만삭인 아내와 함께여서 특히 더 걱정이 많으셨겠어요. 2달간 어떠셨나요?

 

여러 가지의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지금 딱 생각나는 것은 ‘어디 나가기가 무섭다.’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임신한 아내와 자유롭게 외출하지 못한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호텔 예약까지 해놓았던 태교여행은 고사하고 주말에 마음 편히 식당에서 밥 먹는 것조차 겁이 나서 특별한 약속이 아니면 아직도 외출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 내에 확진자도 많이 감소하였고, 완치자도 늘어가고 있어서 그런지 길거리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입니다. 다시 3월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금전적으로도 많이 손해를 보셨겠네요.. 나중에 뽀기가 태어나서 같이 가면 더 행복할 거에요 ㅠㅠ

물리적인 어려움도 많았겠지만, 초기 국면에서 '대구 봉쇄'와 같은 자극적인 말들이 쏟아져나왔고, 시민분들이 감정적으로도 많이 상처 받으셨을 것 같아요.

 

- 앞서말씀드린 것처럼 해외 태교여행은 포기하고 국내여행을 위해 호텔을 알아보던 중, 대구 거주자는 예약이 불가하다는 공지사항을 보고 많이 황당했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대구시민 전체가 전국적으로 지탄받는 것 같아 속상했습니다. ‘대구 봉쇄’라는 말은 정부의 정규 브리핑에서 나온 말실수로 알고 있는데 국민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의 단어 선택이라 하기엔 정말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사전적 의미의 ‘봉쇄’는 아니라고 했지만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었죠.


권영진 시장에 대한 논란도 많았습니다. 행정처리의 미숙함으로 다른 지자체장들과 많이 비교되고, 논란도 많았는데요. 반대로 지지율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오르는 모습을 모였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의 대처에는 만족하셨나요?

 

솔직히 권영진 시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브리핑에서 ‘도와주십시오!, 지원해주십시오!’ 외친 것 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하지만 그런 외침속의 절박함을 느껴서 일까요?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의료진 및 봉사단체가 대구를 위해 와 주셨고, 힘써주신 결과 확진자가 대폭 감소하고 상황이 많이 안정된 것 같습니다. 다만, 31번 확진자가 발생했을 당시 초기에 강력한 신천지 관련자와 신도들의 전면조사를 했다면 과연 이렇게 까지 일이 커졌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국 각지에서 온정이 담긴 성금과 구호물자들이 대구로 향했습니다. 시에서 시민들에게 어떤 혜택들이 있었나요?

 

글쎄요. 성금과 구호물자들이 대구로 왔다는 것은 메스컴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필요한 분들에게 정말 필요한 시기에 적절히 베포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곧 태어날 아이에게 한 말씀해주신다면요?

 

막상 하려니 아직 실감도 안나고 많이 어색하네요..^^
이제 세상밖으로 나올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우리 뽀기를 화면으로 처음 마주했던 날, 뛰고 있던 심장소리를 들었을 때 아빠는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구나. 새싹 같아 보이던 네가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에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단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엄마의 뱃속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세상 밖으로 나와 엄마, 아빠품에 안겨서 투정도 부리고 천사 같은 미소도 보여주었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엄마, 아빠도 열심히 우리 뽀기 키울 테니 너도 효도하거라. 그럼 이만.